부하의 기를 살리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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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은 근자감이 대단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근자감이란 근거없는 자신감을 나타나는 말로, 오만하거나 자만심이 있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것은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가 1999년에 코넬 대학교의 학부생을 상대로 조사하여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생긴 말이다. 이 조사에서는 코넬 대학생들의 능력을 실험한 결과 능력이 없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고 하였다.
1.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2. 다른 사람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다.
3.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곤경을 알아보지 못한다.
4. 훈련을 통해 능력이 향상된 후에야 이전의 능력부족을 깨닫고 인정한다.
이것을 ‘더닝크루거 효과’라고 하며,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지만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잘못된 결과를 발생시켜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오류를 알지 못하는 현상이다. 반대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한다고 한다. 크루거와 더닝은 “능력이 없는 사람의 착오는 자신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의 착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와 유사한 이론으로 인지편향이 있는데, 우리가 무언가를 알아가고 정보를 처리하는 도중에 정신에 의해 정보가 왜곡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우리는 “내가 옳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코넬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토마스 길로비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빠지는 7가지 인지편향이 있는데, 그중 편향성 사각지대란, 사람들은 타인이 빠져있는 편향은 쉽게 발견하면서도 자신의 편향은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을 과대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옳고 타인은 틀렸다’는 오류를 범하기 쉬운 존재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사람들간에 오해와 갈등이 자주 발생된다. 그래서 ‘근자감’이란 유행어가 생겨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근자감을 말할 때 주로 젊은 층 사이에 많이 사용된다. 직장에서는 아직 젊고 경험이 많지 않지만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적극적인 발언을 하거나 자기주장을 강력하게 어필할 때 주변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다.
한편 상사의 경우 자신의 오랜 경험과 지식, 스킬 등을 토대로 부하를 지도하거나 업무시지를 할 때에 자주 ‘나는 옳고 부하는 틀리다’는 입장을 취한다. 상사가 같은 직장에서 부하보다 더 오랫동안 일해왔기 때문에 그 분야 일에 대한 상황이나 지식 등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옛날에는 기술진보나 사회변화의 속도도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고 또한 일의 복잡성이나 고객의 요구도 지금보다는 덜 했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AI가 주도하는 기술 및 정보화 시대에는 모든 것이 너무도 빨리 변해서 기존의 가지고 있던 지식이나 경험 등으로는 대처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특히 나이가 많고 오랜 성공경험을 축적한 사람일수록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이러한 변화와 속도의 시대에는 디지털 도구에 익숙하고 다각적 사고를 하면서 성장한 젊은 사람이 유리하다. 그래서 MZ세대들이 직장에서 옛날 지식과 스킬, 말하는 방식을 가진 상사의 설득력 없는 언행을 접하면 “꼰대”라는 호칭을 붙여서 기피한다. 이제는 이미 적용도와 효과성이 떨어지는 경험이나 지식들을 기반으로 지시하고 가르치는 나이 많은 상사들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S기업에서 중간관리자로 근무하는 K부장은 자신의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해주었다.
“젊은애들은 일을 지시하면 별로 물어보는 것도 없이 알았다고 하고 나가요. 그리고 자기가 해 오기로한 그 시간에 다 해 와요. 와~ 그런 걸 어떻게 알고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나는 20년 이상 일을 했어도 잘 모르는 건데 젊은 애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해서 그걸 해오는 건지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냐고 물으니까 선배한테 물어서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걸 하려면 몇 밤을 새야하는데, 약속한 시간에 해오는 걸 보고 놀랬어요. 요즘 애들은 못 당해요.”
이것이 MZ세대들의 태도이다. 그러니 이런 부하들에게 상사가 자기가 더 오래 일을 해왔고 지식도 더 많다고 생각하고 자기 지식으로 가르치고 자기방식대로 지시하면 답답하고 의욕과 에너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젊은 부하가 생각도 유연하고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을 믿고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의 해답을 찾아서 책임지고 일을 완수하도록 코칭 대화를 해야 한다.
상사: 오늘 컨디션이 어때요?
부하: 네, 괜찮습니다.
상사 아, 그렇군요. K대리는 늘 성실하고 좋은 아이디어로 동료들의 업무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줘서 칭찬을 많이 하더군요. 오늘 해야 할 업무가 있는데, 이야기해도 될까요?
부하: 네, 뭐죠?
상사: 사장님이 지시한 건데, 0000에 대한 조사를 해서 우리 회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오는 거에요. 사장님이 보아야하니 문서로 자세히 정리한 후에 PPT로 이미지화해서 잘 이해되도록 금요일 오전까지 해오면 좋을 것 같아요.
부하: 네, 알겠습니다.
상사: 이것에 대해서 질문이나 요청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부하: 아니요, 그냥 해보겠습니다.
상사: 아 그래요! 그럼 내가 도와줄 것이나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부하: 네,
상사: K대리의 그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멋진 보고서 나올 것이라 믿어요. 힘내세요!
이렇게 부하가 스스로 업무에 주도성을 가지도록 적절하게 질문을 사용하여 코칭대화를 하며 또한 앞뒤로 인정과 칭찬을 덧붙여서 동기가 올라가도록 한다면 부하는 자신의 최선을 다해 책임지고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렇게 배려와 포용력을 나타내며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모습이 현대의 디지털 시대의 조직의 리더가 가져야할 리더십이며 올바른 태도이다. 이러한 리더에게 반감을 갖거나 “꼰대”라고 비꼬면서 피하는 부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심플하면서도 존중감과 신뢰감을 느끼게 해주는 업무소통은 부하의 기를 살린다. 이렇게 코칭식의 대화는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스스로 책임지고 일하는 자립형 인재들을 키워내는 아주 중요한 리더십 스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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